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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군의 출장이야기

말테군의 사우디 기행(출장)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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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동안 사우디에 가서 통역 알바좀 해라


다니던 회사에서 나온 3주뒤, 나와 친했던 대표님의 전화가 걸려 왔다. 마침 새 직장은 찾고 있는 중이었고, 놀면 뭐하냐 싶어 하겠다고 답변을 하였다.


회사를 나온 이유… 1년도 채 되지 않아 나온 이유는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번 아웃이었다. 해외 영업부라는 곳에 속해 있었지만 실상은 구매 플러스 인사이드 세일즈 그리고 물류... 전통적인 세일즈(고객을 만나 계약을 제안하고 협상)가 아닌 영업부라는 탈을 쓴 영업 보조와 같은 일들은 나에게 너무나 맞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은 마치 봉이 김 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 듯 미지의 해외로 나가 살인적인 언변으로 고객을 설득하고, 물건을 팔고 성취감을 얻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얼음장 처 럼 차갑듯이 데이터를 정리하고 부품을 제때에 맞추어 가져오고, 포딩업체나 선사에 연락하여 운송료를 줄이는 정확성이 요구되는 따분하고도 재미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나날들이 많아졌고, 타부서와의 마찰 등등이 겹치다 보니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소위 번 아웃이 온 거였다. 회사를 나가지 않는다면 내 스트레스에 짓눌려 죽을 거 같아 결국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3주간의 백수생활은 녹슨 주전자가 열을 받아 김이 나듯이 내 마음의 고통을 수증기 처 럼 아스라히 사라지게 하였다. 그동안 스트레스와 주말 근무로 엄두도 내지 못하던 뮤지컬 연습을 할 수 있었고, 마치 어둠 깊은 감옥에서 빛을 찾아 밖으로 나오듯 내 예술 감각도 연습과 함께 돌아올 수 있었다. 흐린 하늘 아래에서 엷은 빗줄기가 내릴 듯한 분위기속에서 열 댓 명의 관객 앞에서 공연하고 남는 자투리 8시간을 오로지 연습에만 사용하였다. 그 외에 남는 여유 시간을 일본어를 공부와 가죽 공예에 집중하는데 사용하였다. 잔 가장 자리의 꿀을 할 듯, 오지 않을 듯한 여유 시간을 최대한 즐겼고, 마침내 겨우 어디론 가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사우디 아라비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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