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과 논픽션의 절묘한 조화>
최근들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3개의 영화가 개봉했었다. '덩케르크', '군함도' 그리고 이번에 리뷰를 할 '택시운전사'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덩케르크가 실화를 배경으로 군더더기 섞이지 않은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수작이라면 군함도는 역사적 배경은 가져왔지만 있지도 않았던 사건들을 과도하게 묘사한 망작이었다. 그렇다면 택시운전사는 어떤가?
분명 위르겐 한츠페터라는 기자가 광주로 가서 취재를 해온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 다른 인물들, 요소 요소의 장면들은 허구이다. 그런데 이 허구라는 논픽션이 배우 송강호를 통해 스크린에 나오면 마치 픽션인 것처럼 보인다. 그 만큼 이야기에 관객들이 쉽게 몰입될 수 있으며 마치 내가 얼떨결에 80년대의 광주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연기와 구성의 조화는 어떠한가? 조금만 핀트가 안 맞다면 과도하고 어색하게 보일수 있으나 감독은 보이지 않는 그 밸런스를 기가 막히게 잘 맞춘다. 그래서인지 감정이 복 받치는 장면들이 나오면 관객들은 배우의 감정에 동조할수 있으며 공감을 하게 된다. 군함도가 억지 감정을 연출하려 했다면 '택시운전사'는 보고만 있어도 그 현장과 느낌을 강하게 받을수 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어떤 명제를 던진다. '내가 과연 80년대 광주 민주화 항쟁 그 현장에 있었다면 나는 어떠했을까?' 대부분 사람들은 그 때 당시 태어나지 않았거나 혹은 너무 어렸거나 혹은 다른 곳에 살고 있었을 것이다. 언론이나 블로그를 통해 읽을수 있고 사진은 볼 수 있으나 그 때 당시 현장의 상황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송강호를 통해 관객들을 그 현장에 데려간다. 마치 지옥도를 연상 시키는 그 곳에서 영문도 알 수 없이 죽고 다치고 그 때문에 분개하는 사람들을 관객들은 코 앞에서 마주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후는 약한 스포일러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감독은 통제되고 억압된 광주를 사복입은 경찰과 강압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군인들로 묘사한다. 반대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순천이라는 곳을 묘사할때는 웃음이 가득한 사람들과 부처님 오신날을 맞는 평화로운 상인들로 가득 채운다. 그리고 보도 통제를 당해 광주에는 폭도가 난리를 치고 있다는 거짓뉴스를 믿는 순진한 민중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관객들은 이 대조적인 풍경을 보며 불안감과 안도감을 송강호를 통해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 광주는 상식이 통하지 않고 공포만이 가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약간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아 있긴 하다. 마지막 카 체이스 장면들은 굳이 넣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택시 기사들이 진실을 전하기 위해 희생을 하는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나 조금 불 필요한 장면들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점을 제외하면 연출, 연기력, 스토리 측면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 만점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군함도에서 느낀 실망감때문에 택시운전사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보고나니 정말 따뜻하고 맛있는 칼국수를 한그릇 먹은 기분이다.
말테의 평점은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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