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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군의 영화 이야기

군함도는 왜 불편하게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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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기대작이었던 군함도는 왜 평가가 극과극을 달릴까?>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 되어 있습니다.-




필자가 올 해 덩케르크와 더불어 가장 기대했던 작품인 군함도는 많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분명 좋은점도 있지만 안 좋은점도 많다.


그렇다면 좋았던 점은 어떤 것이었는가?


군함도 영화의 부분 부분을 떼어놓고 보면 보기가 좋다. 영상미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 무섭고 음울한 분위기의 하시마섬을 그렇게 잘 표현 될 수가 없다. 그리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탄광은 마치 앞에서 보는듯 잘 구현해 놓았다.


그래서 인지 '촬영과 미술만 평가 하겠다' , '군함도 배경만 눈에 들어온다' 라는 기자, 평론가들의 평가가 나온다.


생각해보면 기자, 평론가들이 더 혹독하게 평가 할 수도 있었겠지만 군함도라는 역사적 의미 그리고 CGV라는 대형 배급사의 눈치를 어느 정도 보았기에 어느정도 유하게 평가를 내린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럼 불편한 점은 무엇이었을까?


네이버 관객 평점을 보면 5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베의 별 점 테러가 있었다곤 하지만 실제로 일반 관객의 눈으로 봐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이 많이 나온다.

 

1. 역사적 사실인가? 아닌가?

 

영화가 시작하기 전 실제 사실을 배경으로 했다는 인트로가 나오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군함도 에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글로 보여주면서 끝을 맺는다. 분명 일본이 조선인을 강제 징용해서 무자비한 학대를 한 게 사실이지만 여기엔 조선인 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있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증거를 소각하기 위해 일본 관리들이 모든 조선인들을 갱도로 몰아넣고 입구를 막아버리려고 하나 이를 알아챈 조선인들이 전투를 하지만 사실은 원자 폭탄이 터진 후 일본인 관리들은 그냥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 갱도에서 생매장 당했다고 의심 받는 것은 조선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다.

 

투자자의 영향인지 아니면 배급사의 영향인지 마지막에 웅장한 전투장면을 넣겠다고 있지도 않은 장면을 넣은 덕분에 이 영화가 전하고자 했던 하시마 섬의 진실은 굉장히 오묘한 위치에 있게 되어 버렸다. 만약 외국인이 이 영화를 보고 강제 징용자를 무참히 대했던 사실과 생매장과 더불어 큰 전투라는 거짓을 보게 된다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정말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로 쭉 밀고 나가겠다면 앞에서나 뒤에서 나오는 역사적 사실 기반이란 이런 말은 안 나오는 게 맞다. 강제 징용되어 무자비한 대우를 받은 우리나라 선조들을 최대한 보여 주려 했으면 그에 맞게 포커스를 맞추어야지 단지 이슈 몰이용으로 써버리고 화려한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로 만들어 버린 제작자와 감독에게 화가 날수 밖에 없다.

 

평점을 낮게 주었던 사람들도 이러한 배신감을 느끼기에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최초로 하시마섬을 다룬 이 의미 있는 영화가 일본인들의 역사왜곡을 통렬히 비판하기 보다는 볼거리와 재미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분노가 치밀수 밖에 없다.

 

2. 너무나 복잡한 윤학철(이경영)

 

영화를 보다 보면 맥이 끊기는 부분이 있는데 윤학철을 설명하는 부분이 그러했다. 일제의 앞잡이 라는 면을 설명하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그러기에는 조금 앞뒤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신임을 얻기 위해 왜 갱도까지 들어가서 자기 목숨을 위태롭게 하고 의로운 행동을 하는 것일까? 반전을 위해 윤학철을 갑자기 변절자로 만든 것은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고생하는 조선인들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희생하는 지도자는 너무 상투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이러한 반전 때문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같은 연출 처럼 박무영(송중기) 이 갑자기 조선인들을 이끄는 리더로서 등장하게 된다. 자연스러운 극 전개를 원했던 사람들로서는 너무나 복잡하게 설명된 윤학철과 박무영의 중간 극 개입이 상당히 거슬렸을 것으로 본다. 특히 송중기가 연기한 박무영은 마치 현대시대에 있다가 타임 워프를 하여 그 시대로 간 것처럼 보여 더욱더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3. 잘 표현 되지 못한 캐릭터들

 

앞선 리뷰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인데 최칠성과 오말년이라는 인물이 제대로 잘 표현이 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최칠성이 왜 조선 사람들을 탈출 시키기 위해 희생하려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분명 극 중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전혀 신경 쓰지 않다가 갑자기 선의 화신이 되어 장렬하게 희생하는 장면은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말년과 최칠성이 서로 관심이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서로 죽고 못사는 정도로 나오지는 않는다. 그런데 마지막에 가서 서로 같이 죽어 가는 장면을 보면 이 역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4. 너무나 극단적인 일본인 묘사

 

어떤 평을 보니 나쁜 사람들을 보면 다 조선인이니 친일 영화가 아니냐 하는 말들이 있다. 물론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 만큼 영화에서 나오는 조선인은 절대로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존을 해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대척 점이어야 할 일본인은 너무나 단순하게 묘사된다. 책임자인 시마자키 다이스케는 잘 묘사가 되어있지 않으며,군함도에 폭탄을 맞고 난 후 야마다 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미친놈으로 변해 버린다. 그리고 자신들을 일본인이라고 여기는 조선인 그룹에게 당하는 어린 일본 여학생은 갑자기 왜 나왔는지 모를 정도 이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조금 의심이 드는 게 이 조선인 그룹의 강간 폭행 시도 장면은 너무나 짧고 알 수 없게 지나가 버린다. 영화가 나왔을 때 한국인들이 비판 받는 것을 두려워 해서인가?

 

5. 이 모든 것이 감독의 뜻이 아니라 투자자 와 배급사의 뜻이었다면?

 

류승완 감독은 어쩌면 이런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었을 수도 있다. 투자자나 배급사가 관객을 모으기 위해 액션씬을 고집한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용이 될 수 있던 영화가 뱀 꼬리로 추락해버린 것이 아닐까?

 

6.배급사의 힘?

 

영화가 나오고 난 후 모든 언론이 꼭 봐야 한다, 볼거리가 많다 라는 호평 일색 이었다. 분명 그 들도 영화를 보았을 것이고 진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평이 가득한 것은 CGV라는 배급사의 큰 힘 때문이 아닐까? 기자들이 제대로 된 똑바른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마치 박근헤 정권 시절 언론이 탄압당하고 풍자도 제대로 못했던 그 시절이 연상되어 오금이 저리게 된다. 지금도 이 영화에 대해 비판적이 톤을 취하면 일베라고 매도 당하고 있으며 제대로 보고 평가했냐는 10점 짜리 평들이 개봉 직후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마치 촛불 집회를 막을 수 없었던 박근혜 정권 처럼 의식 있는 사람들의 제대로 된 평가가 네이버 네티즌 평점에서 올라오고 있다.





군함도가 생각보다 너무 안 좋게 나와서 개인적으로 참 아쉽습니다. 하지만 곧 택시 운전사가 개봉하니 그 날만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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